마라도나 사망, 때 아닌 페미니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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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나 사망, 때 아닌 페미니즘 논란

청원닷컴 / 청원닷컴 편집인

 


 

| 마라도나 사망후 때 아닌 페미니즘 논란 |

 


 

마라도나가 사망한 후 아르헨티나에는 때아닌 페미니즘 논란이 일고 있다. 발단은 몇몇 유명 페미니스트들이 갈짓자 행보를 보이기 시작한 데 있었다. 한 페미니스의 글에 2천여건의 댓글이 달리는 등 생각지 않던 페미니즘 논쟁이 일고 있다.

 


 

유명 페미니스트들의 갈짓자 행보가 단초

 

국민적 영웅이자 여성 폭력 전력이라는 두가지 모습

 


 

 

일단 마라도나의 개인적 삶은 그닥 말끔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전처에 대한 심리적, 물리적 폭력으로 비난을 받아 왔고, 혼외 자녀를 수 년 동안 인정하지 않기도 했다. 지난 2014년에는 그의 여자친구 로시오 올리바(Rocío Oliva)의 핸드폰을 빼앗기 위해 그녀를 때리는 모습이 담긴 비디오가 공개되기도 했다. 2017년에는 마라도나가 자신을 공격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이 여성이 호텔 관리인을 불렀던 사건도 있었다.

 

그의 전처이자 마라도나 두 딸의 생모이기도 한 클라우디아 비야파녜(Claudia Villafañe)씨는 자신이 마라도나로부터 심리적인 폭행을 당했다면서 지난 해 가사폭력 처리기관에 신고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2017년에는 러시아 기자가 마라도나를 고발했다. 자신의 옷을 벗기고는 섹스를 하기 위해 돈을 주려고 했다는 것이었다. 10대의 나이 때 자신의 딸이 마라도라와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하면서 법적 절차를 밟았던 여성이 있었는가 하면, 그가 2000년에서 2005년 사이에 살았던 쿠바에서는 미성년으로 보이는 나체의 여성들을 껴안는 장면이 사진에 찍히기도 했다.

 

이쯤 되면 마라도나가 도저히 회복할 수 없는 치명상을 입었을 것 같지만, 그동안 변호사들을 통해 커다란 문제 없이 잘 비켜가곤 했다. 여기에는 거의 국민적 영웅이 되다시피한 그의 인기도 물론 한 몫을 했다. 그는 비난의 대상이라기보다는 칭송의 대상이었다. ‘자신의 비천한 출생을 잊지 않고 살았던 사람’, ‘강자에게 맞섰던 사람’, ‘어린이에게 희망을 주는 사람등과 같은 수식어가 따라 다녔다.

 

마라도라의 사망 후 이 대열에 몇몇 잘 알려진 페미니스트들이 가세했다. 아르헨티나 인기 여배우 중 한 명인 텔마 파르딘(Thelma Fardin)이 가장 먼저 불을 당겼다. 그녀는 자신이 미성년일 때 자국의 유명배우인 후안 다르테스(Jaun Darthes)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함으로써 그동안 아르헨티나 국민들에게 페미니스트로서 지대한 관심을 받아왔다.

  

뜻 밖에도 마라도라 사망후 그녀는 지난 1986년 월드컵에서의 이른바 신의 손으로 일컬어지는 득점을 영구히 기념하는 사진으로 첫 반응을 보였다. 비난이 일자 그녀는 내가 페미니스이기 때문에 이런 사진을 올려서는 안된다고 말하지만, 페미니즘은 자유로움이지 자신의 행위에 책임을 져야하는 불편함은 아니다라는 말로 응수했다. SNS에는 2천여건의 댓글이 달리면서 논의가 뜨거워졌는데, 몇몇은 그녀를 옹호하는 것이지만 대부분은 그녀를 비난하는 내용들이다. 그녀가 다르테스를 폭로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입장을 들어주었던 것처럼, 그녀도 마라도나의 희생자들의 입장을 생각해야 한다는 내용들이 중심을 이루었다.

 

마초이즘적인 폭력에 대항하기 위한 니 우나 메노스(Ni Una Menos)의 설립자 중 한 명인 마리아나 카르바할(Mariana Carbahal)씨 역시 SNS 상에 마르도나의 사진을 올리면서, 자신은 이 문제와 관련해 어떠한 논의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냥 마르도나에게 고별을 표한다는 뜻을 전했다. 

 

마리아나 카르바할씨의 SNS가 마라도나 사후 아르헨티나에서 때 아닌 페미니즘 논쟁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사진 = 마리아나 카르바할(Mariana Carbahal)씨의 인스타 그램 캡처]

 

하지만 공개적인 논의의 장소에서 그녀는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드러냈다. “인기 아이돌이자 자신의 가난한 출생을 말해왔던 사람, 강한 자와 맞서왔던 사람, 약자의 편을 들었던 사람, 경기장에서 즐거움을 주었던 사람, 축구를 가장 잘했던 사람, 그런 사람에게 작별인사를 고하지 못하고 꼬치꼬치 따지는 페미니스트는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페미니스트라는 말로 자신의 생각을 표출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그의 여자친구에 대한 폭력적인 행동에 대해 경의를 표하는 것은 아니고, 모순적이기는 하지만 그가 아르헨티나의 티셔츠를 입고 공을 차는 그의 모습에 전율을 느낀다면서 자신의 심경을 표현했다.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이러한 페미니스트들의 예상치 못했던 행동들에 대해 대체적으로 반대의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르헨티나의 한 트랜스 아티스트 여성은 여성과 아이들은 존중하지 않고 폭력적인 사람에게 갈채를 보내는 사람은 페미니스트가 아니다. 우리가 쟁취하고자 하는 페미니즘은 대상이 아이돌이든 상징적인 인물이든, 인기있는 사람이든 아니든 그런 것으로 구분하지 않는다.”면서 이들 페미니스트들을 정면으로 받아치기도 했다.

 

국민적 영웅으로서의 축구선수와 여성학대의 전력을 가진 한 개인이라는 두 가지 모습을 동시에 지닌 마라도나는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는 사람에게 있어서조차 판단을 어렵게 하는 인물이었던 셈이다. 그의 국민적 인기 그 자체가 오히려 그의 사후 파생된 때아닌 페미니스트 논쟁을 쉽게 가라앉지 못하게 할 수도 있다.

 

 

 

 

 

 

[이 게시물은 청원닷컴님에 의해 2021-02-16 22:05:18 해외 소식 일반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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